소설레이어 #2 계룡산과 추억(2) '동굴에서의 첫날'소설레이어 #2 계룡산과 추억(2) '동굴에서의 첫날'

Posted at 2015. 11. 12. 20:25 | Posted in 사색에 잠기다/소설 레이어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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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이가 없었다.

백발의 노인이라고 하더라도.. 남의것을 무작정 빼앗는건 안되는 일이다.

어른이라도 예의가 없다면, 마찬가지로 예의 없게 대하는게 나의 철칙이다.


특히 오징어 다리하나는 그렇다고 치고.. 

피같은 밤막걸리가 노인의 목으로 한 없이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얼른 손을 들어 노인의 막걸리를 빼앗았다.


아니...빼앗으려 했다.

하지만 막걸리는 노인의 손에 그대로 들린채 계속해서 들이켜지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한 번,손을 뻗어서 막걸리를 집으려 했건만.. 

막걸리는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상한 것은 노인이 뭔가 살짝 움직인것 같긴한데.. 너무 미세해서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라는 것이다.



아무튼 나는 '이제 이판사판 공사판'이라는 마음으로 거칠게 손을 뻗었다.

하지만 아무리 손을 뻗어도 손에 닿는 것은 없었다.


눈 앞의 노인이 뭔가 수를 부리고 있다는 것을 알았챘고,

나는 노인의 몸을 일단 멈춰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옷 깃을 잡아 채려는 순간...


노인과 눈이 마주쳤고, 나는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져버리고, 주저 앉아 버렸다.

이상한건 그 노인이 나에게 타격을 가한것도 아닌데..

온 몸에 힘이 다 빠져버린 것이다.


"홀홀홀.. 그녀석 몸을 쓰는 방법도 모르고.. 정신력도 약한구먼!"


노인의 한 마디 말이 멍하게 주저앉아있는 나의 귓가에 들려왔다.

그러한 나를 두고.. 노인은 이제 내가 않아있던 돌덩이에 앉아서,

남은 오징어와 막걸리를 여유롭게 먹고 있었다.



그러다 어느순간 나의 정신이 번쩍들었고..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느닷없이, 그 노인을 향해 절을 하기 시작했다.

노인은 당황하기 시작했는데.. 나의 절은 이미 2배를 넘어가기 시작했다.

그렇게 3배를 끝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잠시의 정적이 흐른후..


"네 이놈! 뭐하는 짓이냐?! 왜 나에게 절을 했느냐?"

노인이 무지 화난듯 인상을 찡그리며, 나에게 삿대질을 하며 소리쳤다.


"삼배를 올렸습니다. 스승님."


그는.. 아니 내가 멋대로 스승이라고 칭한 노인은 나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른뒤.. 스승님은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바뀌어도 될가할 정도로,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리 긴 기간을 가르칠 것은 없느니라, 3개월만 가르치겠다..그 기간동안 산에서 생활하게 될것인데 괜찮겠느냐?"


"예. 스승님! 지금 전역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 직장도 없습니다..

부모님께는 지금 잠시 연락드리고 오겠습니다."


나는 패기를 담고 그렇게 말한뒤, 공터 옆으로 벗어나서 핸드폰으로 어머니께 연락드렸다.

그리고 3개월 동안 산에서 계룡산의 도인(?)에게 가르침을 받고 내려가겠다고 말했다.

당황하는 어머니께서 반대의 말을 하시기 전에 재빨리,

 "군대생활 3개월 더 한다고 생각해주세요. 핸드폰 연락은 안될꺼에요."라고 통보한뒤 핸드폰을 꺼버렸다.


부모님께 죄송함이 들었지만, 3개월 정도는 괜찮을 것이라 생각되었다.



아무튼 스승님은 '따라오라'는 말을 하시곤, 밤 산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그를 20여분 따라가서 도착한 곳은 절벽의 바위 틈, 작은 동굴이었다.


10평 남짓한 크기의 그곳은 의외로 매우 깔끔하고 잘 정리되어 있었다.

여닫는 문도 달려 있었고, 바닥은 여느 절 처럼 목재로 미끈하게 깔려있었다.



"앞으로 이곳에서 생활하게 될것이다. 이제무터 나를 스승이 아닌, 사부라고 부르거라.

이름은 사용하지 않으니 알것이 없고.. 호는 진명眞明이니 그리만 알고 있어라.

그건 그렇고 니 이름은 무엇이냐?"


"예. 사부님. 제 성은 이, 이름은 가현歌玄입니다. '노래 가歌'와 '검을 현玄'자를 씁니다.

조부께서 지어준 이름으로, 노래와 검은색을 좋아하셔서 그리 지으셨다고 들었습니다."


"음..좋은 이름이구나, 그럼 오늘은 이만 쉬도록 하여라.. 내일 이른시간부터 수련이 시작 될 것이다."



나는 얼떨결에 잠자리에 들어야 했다. 이상한것은 침구류도 여유있게 있었는다는 것인데,

나중에 알고보니, 나 이전에 두 명의 사형이 있었고.. 그분들이 가르침을 받으면서 구비해 놓은 것이라 했다.


누워서 사부를 바라보니 고요하게 앉아서, 명상중인듯 싶었다.

나는 피곤했는지,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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