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레이어 #2 계룡산과 추억(1) '사부와의 만남'소설레이어 #2 계룡산과 추억(1) '사부와의 만남'

Posted at 2015. 10. 28. 12:00 | Posted in 사색에 잠기다/소설 레이어La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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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계룡산과 추억


계룡산에서 우연히 만난 사부.

'그는 나에게 강자가 되는 법을 알려주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로 인해 나는 조금 이상해 졌다.

...

"음.. 조금이 아니려나?"




군전역 후 집에서 이 주 정도 뒹굴거렸다.

군대의 짬밥과 비교불가한 어머니의 따듯한 밥상을 충분히 즐긴 시점이였다.

그날도 여느 날처럼 어머니께서 차려주신 아점을 잘먹고, 소화도 안시킨채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아무생각 없이 무작정 집을 나섰다. 


'스스로를 알기위한 방법으로, 혼자서 아무곳이나 여행을 가는것이 좋다' 라던

군대에서의 한 선임의 말이 나에게 도화선이 되었던것 같다.


군대 선임의 여행 방법은 이러했다.

집을 나서서 아무 버스나 탄다. 그리고 매순간 마음과 영혼(?)이 이끌리는데로 여행을 간다.

밥이 없으면 컵라면을 먹든지, 어르신들과 말벗해드리면서 얻어먹고..

잠잘 곳이 없으면 공중화장실에서 자고....


그 선임은 겉으론 무표정의 냉엄한 사람이였지만, 속은 로맨티스트가 아니였다 싶다.


아무튼 나는 여윳돈을 5~6만원만 챙겨서 집에서 가까운 성남종합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나라사랑 카드에도 모아둔 돈이 십여만원 있으니.. 비상시라도 문제 없을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다.




터미널에서 버스편을 보면서.. 선임이 말한것처럼 이끌리는 곳을 찾아보았다.

그러다가 계룡산에는 도닦는 기인들이 많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던게 생각났다.

조금 엽기적이긴 하지만.. 호기심이 일었고, 난생 처음 계룡산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버스 가격도 만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여서 부담가지 않았다.

버스표를 구입하고 버스에 오르자, 조금 두근거리는 마음이 일었다.


그렇게 세 시간 조금 넘게 걸려 도착한 계룡산.

어딘가 시골스러운(?) 곳으로, 혼자 여행왔다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튼 계룡산 터미널에서 마을버스를 또 타고, 등산객 코스로 입성했다.


코스 아래쪽에는 식당들과 상점들이 꽤 있었다.

평일이라서 사람이 별로 안보였는데, 평소 등산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편인듯했다.


여러 상점들에 처음보는 밤막걸리가 잘 진열되어 있었는데..

이쪽 지역 특산 막걸리인듯 싶었다.


아무튼 이곳저곳 둘러보니 벌써부터 날이 약간 어해져 있었다.

나는 군대에서 야간훈련을 했던 모습을 떠올리며, 밤 산행에 대한 별 걱정없이 산을 올라가 보기로 결정했다.

약간 배도 고프고했기 때문에 어딘가에 앉아서 마실 밤막걸리와 오징어 하나를 구입하고 올라가기 시작했다.




계룡산이라... 뭔가 맑은 기운이 느껴졌다.

본래 산을 잘타는 체질이고, 군대에서도 특급전사를 하는등..

체력관리를 어느정도 한편이여서 그런지 올라가는길이 힘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중간에 절도 있고.. 또 수련터라는 곳들도 종종 보였기에 흥미가 갔다.

그렇게 둘러보면서 1시간 정도 넘게 올라가니 날은 어느새 캄캄해져 가고 있었다.



음.. 약간 오싹한 기운이 돌기 시작했다. 이제 내려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핸드폰을 키고 후레시를 켰다.

베터리가 여유로운 편이였지만.. 후레시를 켜놓으면 금방 달기 때문에 서둘러 내려갔다.



그러다가.. 나는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식겁하는것을 마주하게 되었다.

귀신같은 것이 아니다..

내려가는 등산로를 길게 장악하고 있는 그것은.. '뱀'이였다.


나는 깜짝 놀라서 등산로를 벗어나, 도망가기 시작했다.

한손엔 후레시를 켠 핸드폰, 다른손엔 밤막걸리와 오징어가 담긴 봉투를 들고서..


몇 분여가 지나서 마음의 안정을 어느정도 찾으며 멈춰 스게 되었다.

정신이 들고 보니, '난 이제 좆됐다'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지만,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 와중에도 봉지를 안떨어뜨리고 도망간것은 참 용한 일이었다고 생각됐다.


여기가 어딘지 모르지만, 내려가다보면 길이 나올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인 것은 절벽이나 막다른 길이 아니였고, 사람이 다닐만 한 수준의 경사였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렇게 꽤 내려갔지만 등산로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점차 두려움이란 감정에 빠져들었지만 애써 침착하려 했다.

그러다 갑자기 뜬금없는 생각이 떠올랐는데, 산에는 산신령이 있어서 착한 사람은 도와준다는 동화의 얘기였다.

나는 미신을 믿지 않는 편이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였는지

'무사히 내려가게 되면 착하게 살겠습니다'라는 말을 마음속으로 되뇌였다.




하늘이 나를 도운것인지.. 얼마지나지 않아, 미약한 빛이 새어나오는 곳을 보게 되었다.

빛을 따라가면 갈수록 빛이 조금씩 강해졌고, 결국 그곳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곳은 어느 넓찍한 공터였다. 등불 같은것이 몇개 켜져있었는데.. 나는 그빛을 따라 온것이였다.


그곳에는 한 사람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어서, 반가움은 더욱 커졌다.

하지만 그사람은 내가 온것을 모르는지.. 그저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때론 고요하게.. 또 때론 번개처럼 빠르게..그 움직임은 놀랄만한 것이였다.


무술로 보였지만, 또 춤으로도 보였다.


검도와 격투기를 몇 년간은 수련했고, 

우리나라의 전통무술들과 세계의 여러 무술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 어떤 무술과도 닮아 보이지 않았다.



어두었지만 길게 늘어진 수염을 보고. 나이가 꽤 있을 꺼라 판단되었다.

나는 실례를 무릎쓰고 말을 걸었다.

"저기 어르신, 수련중에 죄송합니다"

...



하지만 그 어르신 멈출생각을 하지 않았고, 나는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다.

마침 배속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고..

나는 적당한 돌덩이에 앉아서 봉지속의 밤막걸리와 오징어를 꺼내들었다.

막걸리를 흔들고 나서 뚜껑을 열자 '피익'하는 소리가 새어나왔다.

막걸리를 마시기 전에 우선적으로 오징어 다리를 하나 뜯어 입에 무려는 찰나..


"큼.. 동방예의지국에선 어른이 먼저 먹는게 예의 이니라! 네놈은 예의도 모르는 것이냐?"


라는 소리와 함께, 내손의 오징어 다리 하나가 순식간에 없어져 버렸다.

나는 황당함과 놀람에 앞을 바라보니, 하얀백발의 노인이 오징어 다리를 손에서 입으로 옮기고 있었다.


어안이 벙벙한 나를 두고 그노인은 밤막걸리마저 빼앗어 '쭉쭉' 들이키고 있었다. 


그것이 나와... '이상한 사부' 첫 만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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